어느날 다이소에 간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여기 주차장에 사람 손바닥 보다도 작은 새끼 고양이가 있는데 이거 어떡하냐는 전화였다.

 

그 장소에 가 보았다.

 

주차장 구석, 부서진 벽돌들이 쌓인 곳에 노란 포대가 있었고, 새끼고양이는 그 안에 있었다.

크기는 사람 엄지손가락보다 아주 약간 더 큰 정도. 배에는 아직 탯줄이 붙어있었고 아직 채 다 마르지도 않았었다.

당연하지만 아직은 눈도 뜨지 못하는 털 덩어리일 뿐이었다.

 

어느 백과사전에서는 본 바로는 이 시기가 아깽이 대란이라고 여기저기서 도둑고양이들이 새끼를 낳을 시기라고 했던 것 같다.

이 새끼고양이가 태어난지 얼마 안 된 것이라면, 그리고 어미고양이가 새끼를 버리고 갈 리는 없다면.

그렇다면 확실했다. 어미고양이는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우리집에 데려온다 하더라도, 얘는 아미가 먹는 먹이를 먹지 못한다 어미가 주는 젖만 먹고 살거나,

새끼고양이 전용 먹이를 따로 주문해야 한다. 하지만 택배가 오기도 전에 얘는 굶어죽을지도 모른다.

 

너무 어려서 삐약삐약 거리는 새끼고양이를 다시 노란 포대 속에 숨겨놓았다.

속으로 '미안 우리집은 고양이를 둘이나 키울 여유가 없어'라고 생각하면서 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에는 봄비가 내렸다.

 

 

다음날 아침에 난 그 장소에 다시 가 보았다.

아마 비를 맞고 추워서 죽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어쩔 수 없었을거다.

 

포대 안에 새끼고양이는 없었다. 포대가 찢긴 흔적이나 핏자국도 없었다.

울기만 할 줄 알던 그 새끼고양이가 포대를 빠져나와 어디론가 기어갔을리는 없다.

아마 어미고양이가 와서 물고 새 보금자리로 데려갔을지도 모른다.

혹은 누군가 고양이를 더 키울 여건이 되는 사람이 데려갔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좋게 끝난 것 같다.

작성날짜: 2015년 03월 17일 화요일.